B2B에서 비즈니스란 무엇인가, 사업의 정의
세스 고딘은 사업을 이렇게 정의했습니다.
"사업은 누군가의 문제를 더 나은 방식으로 해결하여,
그 대가로 신뢰와 수익을 지속적으로 얻는 시스템이다."
고위드는 사업 초기부터 1000억대까지 오는 동안, 사업의 본질을 놓쳤을 때 매출이 흔들렸고, 본질로 돌아갔을 때 다시 성장률이 붙었습니다.
이 문장 안에는 다섯 개의 원칙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문제’, ‘더 나은 방식’, ‘신뢰’, ‘수익’, ‘시스템’ 입니다.
오늘은 이 5가지 원칙에 대해 어떤 구조로 작동하는지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1. 내가 풀고 싶은 문제가 아니라, 고객의 문제
고위드가 50배 넘게 성장하고 3년 차쯤 지나서야 깨달은 게 있습니다. 우리가 풀고 있던 건 고객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풀고 싶은 문제였다는 것입니다.
고객의 문제를 잘 해결하려면, 먼저 그 문제를 날카롭게 정의하고 특정해야 합니다. 고객의 이익을 대변하는 게 결국 내 이익으로 돌아오기 때문입니다.
그러려면, 철저하게 우리 중심이 아닌 ‘고객의 입장’에서 모든 것을 바라보고 생각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고위드는 핀테크 스타트업이지만, 가장 많이 투자하는 영역으로 AE(Account Executive)와 AM(Account Manager)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B2B는 고객 한 곳이 만드는 무게가 B2C의 만 명보다 무겁기 때문에, 그 고객과 진짜 관계를 맺고 문제를 들어줄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2. 더 싼 방식이 아니라, 나만 할 수 있는 방식
문제를 찾았다면 다음은 해결 방식입니다.
우리의 해결 방식은 단순히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서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에 기반해야 합니다.
철저히 우리의 핵심 역량을 기반으로 문제를 해결해야만, 시장에서 차별화된 가치를 줄 수 있습니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가는 전략은, 짐 콜린스의 고슴도치 컨셉의 3가지 교집합을 기반으로 일을 하는 것 입니다.
세상에서 내가 제일 잘하는 일
경제적 엔진이 도는 일
내가 하고 싶은 일
초코파이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가족을 위해서, 혹은 사랑하는 고객을 위해서 초코파이를 만들고 싶다는 마음은 진심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롯데 초코파이와 오리온 초코파이가 500원인데, 내가 만든 초코파이는 원가가 6천원이고 맛도 그만 못하다면, 그 초코파이는 팔리지 않습니다.
세상에 있는 물건 중 대부분은 세상에 기여하겠다는 진심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다만 누구든지 따라할 수 있는 방법이라 실패했을 뿐 입니다.
시장에 차별점이 없으면 결국 땡처리 물건이 됩니다.
그래서 창업과 개업은 다릅니다.
이미 있는 문제를 더 싸게 풀어주겠다는 건 개업입니다.
세상에 있는 문제를 나만의 방식으로 푸는 게 창업입니다.
지금 우리 기업이 다루는 서비스/제품이
"더 싸게 해드릴게요"에 가까운가요? 아니면 “정말 우리만 해줄 수 있는 방법”인가요?
3. 신뢰는 약속하고, 지키고, 반복하는 것
세스 고딘의 문장을 보면,
고객의 문제를 더 나은 방식으로 해결해줘서 얻는 대가는 신뢰와 수익입니다.
그리고, 수익은 신뢰의 결과물이기 때문에 반드시 수익보다 신뢰를 얻는 것에 집중해야 합니다.
1.신뢰는 어떻게 쌓일까요?
신뢰는 말로 생기지 않습니다.
약속을 하고, 그 약속을 지키고, 그걸 반복해야 생깁니다.
오늘 6시에 만나기로 하고 열 번 중 한 번도 늦지 않으면, 그 사람은 다음에도 6시에 나올 거라고 믿게 됩니다. 이것 말고 신뢰를 쌓는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아마존 창업 초기 이야기도 같은 맥락입니다. 실제로는 5일이면 도착할 특급 우편을, 고객에게는 7일이 걸린다고 약속했습니다. 적게 약속하고 많이 지키는 쪽이 신뢰를 쌓습니다.
2.신뢰가 쌓였음을 어떻게 측정하나요?
사람은 신뢰하는 곳에 돈을 쓰며, 신뢰하지 않는 곳에는 돈을 쓰지 않습니다.
하지만, 신뢰는 축적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신뢰를 축적하는 구조가 시스템으로 작동하려면,
측정할 수 있는 객관적 기준이 있어야 합니다.
고위드는 고객과의 약속을 얼마나 지켰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를 SLA(약속 이행률)이라는 이름으로 따로 관리합니다.
4. 얼마에 팔아서, 얼마가 남고, 언제 들어오는가
문제를 풀고 신뢰를 쌓아도, 수익 구조가 무너지면 사업은 계속되지 않습니다. 유닛 이코노믹스도 결국 현금이 움직이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얼마에 파는가, 원가는 얼마인가, 그 결과로 남는 공헌이익과 매출총이익은 얼마인가, 그리고 그 돈이 언제 들어오고 언제 나가는가.
특히, 현금이 도는 방향이 중요합니다.
돈을 먼저 쓰고 나중에 받는 구조라면, 회사는 돈이 없어서 못 큽니다. 광고대행사도, 커머스도 대개 이 구조 때문에 성장이 막힙니다. 반대로 먼저 받고 나중에 주는 구조를 만들 수 있다면 그만큼 현금이 쌓입니다.
고객이 많다고, 매출이 는다고 이야기하지만, 정작 통장에 돈이 없어서 무너지는 회사가 많습니다. 고객이 있어야 회사가 사는 게 아니라, 회사가 살아야 고객도 계속 만날 수 있습니다.
고위드는 이 구조를 사업부 단위로 쪼개 관리합니다. 목표 원가율을 먼저 정하고, 그 안에서 세부 비용을 사업부장들이 직접 줄이도록 매번 목표 원가율을 갱신합니다.
삼성전자나 현대차 같은 대기업이 분기마다 부품값을 미친 듯이 깎는 것과 같은 방식입니다. 대기업이 이미 하고 있는 일을 더 작은 조직인 스타트업이 못할 이유가 없습니다.
5.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다
마지막은 시스템입니다. 피터 드러커의 말처럼,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고, 관리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습니다.
명확한 목표를 두고, 측정 가능하게 만들고,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것.
이것이 비즈니스의 핵심이자 시스템의 본질입니다.
반도체 라인 사진을 보면 각 공정마다 초록불, 노란불, 빨간불이 붙어 있습니다.
웨이퍼가 제 시간에 통과했는지 아닌지를 그 자리에서 바로 알 수 있게 만들어둔 것입니다.
쿠팡이 최근 인터뷰에서 밝힌 성장 비결도 비슷합니다.
약 4000개의 퍼널을 0.01% 단위로 하나씩 개선해서 1%의 마진을 만든다고 합니다. 그 집요함이 결국 수익이 됩니다.
고위드도 매출, GP, 이익, 현금흐름, 그리고 고객 약속 이행률까지 전부 신호등 시스템으로 관리합니다. 누군가의 감이나 말을 믿기보다, 숫자로 바로 확인할 수 있게 만들어둔 것입니다.
비즈니스의 5가지, 어떻게 정의하고 계신가요?
다시 세스 고딘의 문장으로 돌아갑니다.
사업은 누군가의 문제를, 더 나은 방식으로, 해결하고, 그 대가로 신뢰와 수익을 지속적으로 얻는 시스템입니다.
문제는 고객의 것인지, 방식은 우리만 할 수 있는 것인지, 신뢰는 약속과 이행으로 쌓이고 있는지, 수익 구조는 현금이 도는 방향까지 잡혀 있는지, 그리고 이 전부를 측정하고 있는지.
지금 우리 기업에 5가지 원칙을 대입하고 정의해 나간다면, 사업의 방향성을 잡는 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6년간의 고위드의 시행착오를 통해 배운 점을 정리하며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