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 브랜드 현금공백: 나가는 돈이 먼저인 이유와 대응 원칙
이번 정산이 들어오기 전에 다음 매입일이 먼저 돌아옵니다. 출점 계약은 잡혔는데 설비 대금이 먼저 나갑니다. 돈은 먼저 나가고 나중에 들어옵니다. 그 사이를 현금공백이라고 부릅니다.
이 공백은 없앨 수 있는 게 아닙니다. 매입하고 파는 구조를 가진 이상 나가는 날과 들어오는 날 사이에는 항상 간격이 있습니다. 다만 어디서 생기는지 정확히 알고, 그 간격을 어떻게 다루는지에 따라 결과가 갈립니다.
현금공백은 금액이 아니라 기간입니다
현금공백을 정의할 때 가장 먼저 바로잡아야 할 오해가 있습니다. 공백의 크기는 금액이 아니라 기간으로 잽니다. 며칠 동안 돈이 묶여 있느냐가 핵심이고, 얼마가 묶여 있느냐는 그다음 문제입니다.
원물을 1억 원어치 매입한다고 하겠습니다. 오늘 현금으로 나갑니다. 그 원물로 만든 제품이 팔려 채널 정산이 들어오는 날이 45일 뒤라면, 그 45일 동안 1억 원은 회사 밖에 나가 있는 것입니다.
여기까지는 버틸 만합니다. 문제는 이 45일 안에 다음 매입일이 또 돌아올 때 시작됩니다. 그러면 2억 원이 나가 있게 되고, 그 안에 한 번 더 매입일이 오면 3억 원이 됩니다. 회전이 빠른 회사일수록 이 간격이 겹쳐서 쌓입니다.
그래서 잔고를 볼 때 오늘 숫자만 봐서는 안 됩니다. 앞으로 몇 건의 매입이 겹쳐서 나가 있을지를 같이 봐야 합니다. 매출이 늘어날수록 이 계산이 더 급해집니다.
매출이 아니라 회수가 사업입니다
매출을 올리는 일은 사업의 절반입니다. 나머지 절반은 그 매출을 현금으로 받아내는 일입니다. 이 둘을 같은 문제로 여기면 판단이 어긋납니다.
매출이 두 배로 뛰면 매입도 두 배로 늡니다. 두 배로 팔려면 두 배로 사와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오는 시점은 지금이고 받는 시점은 정산 주기만큼 뒤인데, 회수 주기 자체는 매출이 는다고 짧아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매출이 가장 빠르게 늘어난 해에 통장이 제일 얇아지는 일이 흔하게 일어납니다. 성장이 빠를수록 나가는 돈과 들어오는 돈 사이의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지기 때문입니다. 경영을 잘못해서 생기는 결과가 아니라, 이 구조가 원래 이렇게 돌아가는 것입니다.
손익계산서는 네 칸입니다
손익계산서를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면 네 칸이 나옵니다. 매출, 매출총이익, 영업이익, 그리고 현금입니다. 매출에서 원가를 빼면 매출총이익, 거기서 판관비를 빼면 영업이익이 나오는데, 영업이익과 통장 잔고는 같지 않습니다. 칸이 하나 더 있습니다.
많은 회사가 첫 번째 칸과 세 번째 칸만 봅니다. 매출이 얼마였고 영업이익이 얼마 남았는지, 이 두 숫자만 매달 보고에 올라옵니다. 하지만 네 번째 칸까지 내려와 봐야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보입니다.
어느 칸에서 숫자가 깎였는지에 따라 처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원가에서 깎였다면 매입 문제이고, 판관비에서 깎였다면 인건비나 마케팅비 같은 운영 문제입니다. 그런데 앞의 세 칸이 전부 멀쩡한데 마지막 칸만 비어 있는 회사가 있습니다. 그건 시점의 문제입니다.
영업흑자인데 통장이 마르는 이유
영업이익은 났는데 통장이 마르는 회사가 있습니다. 이익과 현금은 세는 기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이익은 물건이 팔린 날 잡히고, 현금은 돈이 실제로 들어온 날 잡힙니다. 팔린 날과 들어온 날 사이가 벌어진 만큼, 장부는 흑자인데 통장은 그대로 빕니다.
여기에 재고가 하나 더 얹힙니다. 재고는 아직 팔리지 않았기 때문에 비용으로 잡히지 않고 장부상 자산으로 남습니다. 그런데 그 재고를 살 때 현금은 이미 나갔습니다. 재고를 늘리면 이익 숫자는 그대로인데 현금만 빠져나가고, 장부에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보입니다.
문제는 성장하는 회사일수록 재고를 늘리지 않을 수가 없다는 점입니다. 주문이 늘면 물량을 미리 잡아둬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장과 현금 부족은 항상 같은 시기에 함께 옵니다. 영업이익 숫자만 보고 있으면 이 흐름이 보이지 않습니다.
공헌이익률이 기준선입니다
여기서 기준선 하나를 정하고 넘어가야 합니다. 공헌이익률입니다. 매출에서 변동비만 뺀 숫자로, 원물비·배송비·채널 수수료·결제 수수료처럼 팔 때마다 함께 나가는 비용을 뺀 값입니다. 임대료나 인건비 같은 고정비는 아직 빼지 않은 상태입니다.
한 건을 팔 때마다 실제로 손에 남는 몫이 이 숫자입니다. 이걸 기준선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이 아래로는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입니다. 이 기준선이 무너지면 많이 팔수록 손해가 커지고, 광고를 늘려도 손해가 늘고, 매장을 늘려도 손해가 늡니다.
이런 상태에서 매출을 더 키워 문제를 풀려고 하면 상황은 더 빨리 나빠집니다. 공헌이익률은 매출·매출총이익·영업이익·현금이라는 네 칸을 내려온 뒤 만나는 바닥이고, 이 바닥을 베이스캠프라고 부르겠습니다. 여기가 서 있어야 그 위 어디로든 올라갈 수 있습니다.
베이스캠프가 서야 탐험대를 보냅니다
베이스캠프가 섰다면 그때부터 탐험대를 보낼 수 있습니다. 신규 매장, 신규 채널, 신제품, 신규 시장 같은 새로운 시도가 전부 탐험대에 해당합니다. 탐험대는 남는 현금으로만 보내는 것이 원칙입니다. 베이스캠프의 물자를 빼서 탐험대에 실어 보내면 본진이 비게 됩니다.
기준선이 무너지면 판단은 단순해집니다. 잘 되고 있는 탐험대 하나만 남기고 정리하는 정도로는 부족하고, 전부 불러들여야 합니다. 이 판단을 미루다가 베이스캠프까지 잃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탐험대에 자원을 보내는 결정과 베이스캠프를 지키는 결정은 서로 다른 층위의 문제입니다. 이 둘을 같은 예산 안에서 섞어서 판단하면, 정작 위기가 왔을 때 무엇부터 접어야 하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자본에는 성격이 있습니다
회사로 들어오는 돈은 성격이 다른 세 가지로 나뉩니다. 투자받은 돈, 빌린 돈, 벌어서 남긴 돈입니다. 이 셋을 같은 통장에서 섞어 쓰기 시작하면 어디서 돈이 새는지 보이지 않게 됩니다.
투자받은 돈은 지분을 내주고 받은 돈이라 성장에 써야 합니다. 빌린 돈은 기한이 정해져 있으니 그 기한 안에 회수되는 곳에만 써야 합니다. 벌어서 남긴 돈, 이게 앞서 말한 탐험대의 자금입니다.
운전자금을 투자금으로 메우는 회사들이 있습니다. 성장에 쓰기로 하고 받은 돈이 재고에 묶여버리는 것인데, 투자자가 기대한 용도도 아닙니다. 성격이 다른 돈을 구분 없이 쓰면 지금 회사가 어떤 상태인지 스스로도 알기 어려워집니다.
매주 4주치를 나란히 봐야 합니다
현금은 보는 주기가 정해져 있어야 합니다. 월말 결산 때 처음 들여다보면 그때는 이미 늦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매주 단위입니다. 앞으로 4주 동안 들어올 돈과 나갈 돈을 나란히 놓고 보면 구멍이 생기기 전에 미리 보입니다.
매일은 잔고와 그날 나갈 돈만 확인하면 됩니다. 1분이면 끝나는 일입니다. 매월은 공헌이익률이 지난달보다 떨어졌는지만 확인합니다. 이렇게 주기를 나눠서 보면 대응할 시간이 남습니다. 4주 앞을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걸 대표가 직접 손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매주 4주치 표는 누군가 만들어서 대표의 책상에 올라와 있어야 합니다. 이런 걸 자동으로 뽑아주는 도구가 이미 많이 나와 있는 시대이기도 합니다.
남는 방법은 나가는 시점을 미루는 것 하나입니다
공백을 줄이는 방법은 이론적으로 둘입니다. 들어오는 시점을 앞으로 당기거나, 나가는 시점을 뒤로 미루거나입니다. 그런데 들어오는 시점을 당기는 건 대부분 우리가 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채널 정산일도, 점주의 회수일도 상대가 정합니다. 정산을 앞당겨 달라고 요청해서 실제로 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러면 남는 방법은 하나입니다. 나가는 시점을 뒤로 미루는 것입니다.
법인카드로 결제하면 결제한 날 바로 돈이 나가지 않습니다. 카드대금 납부일에 나갑니다. 결제일부터 납부일까지의 시차를 최대 87일까지 쓸 수 있는 구조로 만들면, 앞서 든 45일짜리 예시에서 정산이 먼저 들어오고 카드값이 그다음에 나가는 순서로 뒤집힙니다. 통장에서 45일 동안 돈이 묶여 있을 일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공백 자체가 사라지는 건 아니고, 그 공백을 카드가 대신 지고 있는 구조로 바뀌는 것입니다.
출점 설비처럼 한 번에 크게 나가는 돈은 담보나 지분 없이 24개월로 나눠 낼 수 있습니다. 매장 하나를 여는 데 드는 돈이 24개월로 퍼지면 매달 나가는 금액이 크게 줄어듭니다.
산지나 경매처럼 카드를 아예 받지 않는 거래처도 있습니다. 이런 곳에는 페이바이카드를 씁니다. 브랜드는 카드로 결제하고 거래처는 현금으로 받는 방식이라, 거래처 입장에서는 받는 금액도 받는 날짜도 그대로입니다. 거래처를 설득하거나 계약을 다시 쓸 필요 없이, 결제 수단만 바꾸는 것으로 카드를 못 쓰던 매입에도 시점을 미루는 방법이 열립니다.
지금 매입을 카드로 결제하고 현금흐름을 다시 잡으세요
고위드는 이 세 가지 방법 — 법인카드의 결제일과 납부일 사이 시차, 설비 대금의 24개월 분납, 카드를 받지 않는 거래처를 위한 페이바이카드를 F&B 브랜드가 실제로 쓸 수 있는 형태로 제공합니다.
이 방법들이 실제로 작동하려면 결국 한도가 뒷받침돼야 합니다. 일반 법인카드는 재무제표와 매출 규모만 보고 한도를 매기지만, 고위드는 매입과 정산 사이의 현금공백 구조 자체를 반영해 한도를 산정합니다.
그 결과 설립 3년차 기업 기준, 고위드 한도는 일반 법인카드 대비 평균 10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간편 회원가입만으로 10분 이내에 한도를 조회할 수 있습니다. 원칙을 알았다면 다음은 지금 쓰고 있는 법인카드 한도와 비교해보는 일만 남았습니다.